우울증과 조현병의 숨겨진 원인: DNA 속 고대 바이러스의 비밀

우울증과 조현병, DNA 속 고대 바이러스가 원인일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수백만 년 전 인간의 유전자에 삽입된 고대 바이러스가 우울증, 조현병, 양극성 장애와 같은 정신 질환의 원인일 수 있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과 미국 코넬대 의대 연구진은 인간 DNA 내 바이러스 유전자와 정신 건강 상태 사이의 연관 관계를 밝혔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되었습니다.

바이러스 유전자와 정신 건강의 연결고리

인간의 유전물질 중 약 8%는 바이러스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2010년 미국 텍사스대와 일본 오사카대 연구진은 이러한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바이러스가 숙주인 인간의 DNA에 삽입했던 유전 정보가 부모에서 자식에게 이어진 결과, 오늘날 우리 DNA 속에 남아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바이러스 유전자는 ‘인간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HERV)’로 불리며, 대부분 휴면 상태로 남아있어 ‘화석 바이러스’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HERV와 정신 질환의 상관관계

킹스 칼리지 런던과 코넬대 연구진은 사후 기증받은 유럽인의 뇌 792개를 분석하여 HERV 단백질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1238개의 HERV 중 26개가 정신 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조현병과 양극성 장애, 우울증과 관련된 4개의 HERV가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바이러스 유전자가 실제로 정신 질환의 지표일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정신 질환과 유전자 발현의 관계

실제 유전적으로 정신 질환의 위험이 높은 사람들은 바이러스 유전자가 다른 사람보다 더 활발하게 작동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다만, 기증자가 실제로 정신 질환을 앓았는지에 대한 기록이 없어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웠습니다. 킹스 칼리지 런던의 티머시 파월 교수는 “정신 질환이 바이러스 유전자의 비정상적인 활성과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는 추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일반적으로 인간의 유전자 변이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적으며, 연관 정도도 몇 퍼센트 범위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과거 연구와의 비교

2017년 영국 노팅엄대 연구진은 바이러스 유전자가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신경학적 질환과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당시 연구에 참여한 레이철 탈린턴 교수는 “이번 연구에 사용한 방법은 매우 확실해 보인다”며 “실제로 바이러스 유전자가 정신 질환의 지표일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확인해야 할 부분이 더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결론과 향후 연구 방향

이번 연구는 인간의 DNA 속 고대 바이러스가 정신 질환과 어떻게 연관될 수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많은 의문점이 남아있습니다. 향후 연구는 이러한 바이러스 유전자와 정신 질환 사이의 관계를 보다 명확히 밝히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이 연구 결과는 정신 질환의 새로운 이해를 도울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정신 건강 문제 해결에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입니다. 고대 바이러스 유전자의 역할을 규명함으로써 우리는 정신 건강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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